똑같고 편리한 집 구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사람의 관계를 약화시킬수도...

김현진 Hyunjin Kim 건축가 페이스북 글 중

2015 February 20 at 8:19pm


명절 기간 내내 우리나라 아파트가 얼마나 가족을 파괴하는지 
새삼 다르게 다가왔다
거실을 어른이 차지하니 다른 이들은 갈 곳이 없고
동네라도 거닐려면 매번 두 세개 현관번호를 기억해야하고
행여 잊어버리면 똑같은 모습에 길을 잃어 숫자에만 의지해야하고
좁고 어두운 욕실은 번잡함을 더 가중하고
함께 있는 것이 때론 못견디게 불편하기도 했다

세배하러 들렀던 큰어머니 댁에선 
낯선 일가와 마당에서 덕담을 주고 받았고
어르신들은 2층에서 내려보시며 
우리를 오래토록 배웅했다

똑같고 편리하기만 한 모든 이의 집 구조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족과 사람의 관계를 약화시킨 것을 보았다


타이틀 제목과 본문 줄바꿈 및 강조는 NoAA prof가 한 것임. 글쓴이와는 상관없음.



  





모든것이 집약된 편리하고 아주 비싼 아파트             
어쩌면 관계가 아주 좋은 가족에게만 '좋은 것'일런지 모른다.            
(만약 '관계가 안좋은 가족'이라면?     ...     이 보다 심한 '감옥'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관계가 좋은 가족일지라도, 나만 좋은 아파트에서의 삶은            
 어쩌면 무인도에 갖친 '행복한 심슨 가족'은 아닐런지            
-  NoAA prof -            



지난 15~20년 넘게 만들어온 건축물들이 대부분 새로운 형식에 대한 
실제적인 탐구라기 보다는 본질적으로 이론에 치우친 것들이었다
어떤 집은 사실상 단순한 유리 상자이거나 정육면체에 불과하다
아마도 그래서 우리가 자주 외출하고 싶고
집에서 멀리 떨어져있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일상적인 삶에 대한 감각을 잃어가도 있다.”
(루이스 바라간. 1980년 프리츠커상 수상) 


위의 말은 건축가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루이스 바라간'이 한 말이다. 
20년을 넘게 사유하고 만든 자신의 건물에서 조차
'자주 외출하고 싶고',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싶어함'을 
알고 본질적인 실제적 탐구를 다시 했다는데 
과연 나는 무엇을 공부하고 탐구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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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아파트 : 구글 > 아파트 야경
맨 위 김현진 소장의 글과 위 이미지들은 직접적 관계 없음.

루이스 바라간 인용문 :  (도서) 건축의 거인들. 초대받다  / 자예 애베이트 / 나비장 2009
직접 타이핑 치다.